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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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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항상 성공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실패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작성자 김용곤 등록일 2024.06.27

남지고 텃밭에는 14종류의 채소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동안 상추, 호박, 오이 등은 예상외로 잘 자라 여러번 나눔 활동을 하였습니다. 인생이 그렇듯 늘 성공만 있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당근은 남지고 텃밭의 아픈 손가락입니다. 모종을 사와 심은 후에 쑥쑥 잘 자라기를 기대했는데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을 해 보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잘 자란 것 같았는데 막상 뽑아 보니 뿌리가 아래로 내리지 못하고 뭉쳐 있었습니다. 행정실장님은 모종을 사올 때 오래된 녀석들을 사와 포트에서 뿌리가 굽어졌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 주었습니다. 당근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들었습니다.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긍정적으로 바로 보아야 겠습니다. 나의 어린 제자들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고, 어릴 적부터 바른 인성과 멋진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습니다. 당근 농사의 실패를 교훈 삼아 교사로서 어떻게 아이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어떻게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오늘도 고민해 봅니다.

그리고 당근이 비록 볼품은 없지만 쓸모가 없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시장에 파는 당근은 길쭉하고, 참 잘생긴 놈들입니다. 남지고 텃밭에 있는 당근이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잘 다듬어 사용한다면 카레라이스, 닭볶음탕, 김밥 등의 재료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은 당근 재배를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저는 성공은 아니지만 실패 또한 아닌 것 같습니다. 비록 조금 못생겨도 다 쓰임새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을 바라보면 잘난 녀석들도 있지만, 조금은 부족하고 아쉬운 녀석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학생들을 실패자라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친구들 두고 못생겼다고, 공부를 못한다고, 가난하다고 루저(loser)로 취급할 때 화가 납니다. 학생들 스스로 루저(loser)라고 말할 때 교사로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당근을 뽑았을 때 잠시나마 실망스러워 했던 저의 모습이 부끄러워집니다.

-남지고 4-H회 지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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